사람의 마음 2

내 가슴 한쪽에....이정하

향기로운 재스민 2012. 2. 16. 17:30

 

 

 

내 가슴 한쪽에......이정하

 

 

세상의 울타리 안쪽에는

그대와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스쳐 갈 만큼 짧았던 만남이기도 했지만

세상이 그어둔 선 위에서

건너갈 수도 건너올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쓸쓸하고 어둡던 내 가슴 한쪽에

소망이라는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그 촛불이

힘겨운 사랑이 가져다준 어두움을

조금이라도 밀어내 주길 원했지만

바람막이 없는 그것이 오래갈 리 만무합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둔다는 것.

아아, 함께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때의 그 쓸쓸함을.

그 눈물겨움을.

 

 

세상이라 이름 붙여진 그 어느 곳에도

그대와 함께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있었기에 늘 나는

내 가슴속에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건너편 의자도 비워둡니다.

 

 

 

***  늘 내  가슴속에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이정하 시집 '편지'  중에서......첫번째로 읽은 시

 

 

 

 

2012.  2. 16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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