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하자며 걸려온 전화
늘 곱게 아름다운 머리 색깔 까지 하시곤
공부 시간에 늦지 않게 오시는 연세드신 그 분이
갑자기 전화를 하시고는,
지금 뭐 해요? 하시며
차 한잔 하자고 6 단지 본인 집으로 오라고 하신다.
날씨는 좀 덥지만 부지런히 햇빛 차단제를 바르고
양산을 쓰고는 반시간 안에 간다고 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걸어서 간다
처음으로 가는 단지의 동 호수라
하나씩 위쪽의 호수를 살펴보면서.
드디어 그 분이 말하는 동과 호수를 찾아
초인종을 누른다
안녕하세요?
박여사님이신 유명한 손석희 어머니이시다
어제 성당에서 만나서는 책을 드릴 것이 있어서
금요일 중국어 반에 결석하시지 말라고 했는데
그날 일이 있어 못 오실른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나는 가는 길에
'그날 그길에'라는 정명희 수필집과
'그녀에게 가는 길' 이란 스토리문인협회 정기 시낭송회 엔솔로지 책을
한귄 더 드린다
일층에 사시며 정원을 얼마나 예쁘게 가꾸셨는지
마치 영화에 나오는 유럽의 어느 카페에 온 듯하다
정성스레 깍은 참외와 케이크, 딸기바나나 쥬스를
미리 준비하셨다가 내 놓으신다
얼음을 넣은 쥬스는 사모님의 사랑이 보태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평소의 깔끔한 모습이 이런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면서
마음이 더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신것은 아닐까 싶다
계속해서 열심히 중국어 말고도
글 공부하라며 격려해주신다
이제 갈께요 안녕히계세요.
나도 저렇게 곱게 앞으로의 시간을
갖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파리 공원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별로 덜 더운 것 같은 하루이다
2012. 6. 25 향기로운 재스민
#123 은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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