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그 여름의 끝 / 이 성복

향기로운 재스민 2012. 8. 1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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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_  시집 <그 여름의 끝>  (2006 문학과 지성사) 중에서

 

 

**Story  문학 2012  여름호에서(내가 읽은 좋은 현대시  권순진)

 

 

2012. 08. 10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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