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자화상/ 소상호 후목

향기로운 재스민 2012. 9. 13. 05:25

 

 

 

Flying - Guido Negraszus

 

 

자화상/ 소상호

 

 

나는 구름 위에 솟은

정상이고 싶었다

들판 하나 품고도 바다가 그리워지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욕망이고 싶었다

지금은 작은 언덕의 무게만으로도

숨이 가빠지는 가을 들판에 머무는 바람인거지

어린 시절의 풍경이 되고싶은거지,

그래 나는 바라지 않는다

논두렁 끝에 외롭게 우는 개구리 울음과

그 속에 지나치는 바람들

때로는 성스러운 아내의 관습조차도 원하지 않는다

이제는 흘러온 구름들의 자화상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우산들은 모습들의 욕망조차도 퇴근을 서두른다

달의 그림자보다 태양의 그림자가 될 것이라는

시간 속이나 바람의 넓이는

설사 나를 발갛게 속을 데우더라도

입 꼭 다물것이다

 

 

 

 

**『달빛에 오르다』/ 후목 소상호 시집에서...

    

 

 

직접 받은 시집으로 첫번째 읽은 '자화상'이라는 시이다 

(고려대  김순진 평생 교육윈  시 창작 교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