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詩죽시 대나무 시 / 鄭板橋 정판교
咬定靑山不放? 교정청산불방송
主根原在破巖中 주근원재파암중
千磨萬擊還堅勁 천마만격환견경
任?東西南北風 임니동서남북풍
新竹高於舊竹枝 신죽고어구죽지
全憑老幹爲扶持 전빙노간위부지
明年再有新生者 명년재유신생자
十丈帝孫繞鳳池 십장제손요봉지
푸른 산 꽉 물어 헐렁함이 없고
곧게 뻗은 뿌리는 바위 깨고 들어갔네
수없이 비비고 부딪치며 단단해졌으니
동서남북 모든 바람 네게 맡기리
새로 난 대나무 옛 가지보다 높지만
모두가 오래된 줄기에 떠받쳐 있네
내년에도 또 다시 새 가지 나올 테니
하늘이 낸 자손들 연못 둘러싸겠네
북쪽에 살면서 그리운 것은 단연 대나무 숲이다. 지난 며칠 따뜻했으므로 남도의 대숲은 지금쯤 완연한 푸른빛일 것이다. 햇빛 못 들어간 대숲 그늘 밑에는 녹다 만 눈이 남아있겠지만 봄기운은 하늘에서만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솟기도 하는 것이라서 햇볕이 아니라도 남은 눈은 녹기 마련이다. 대숲을 지나는 바람소리 그리운지 귀가 간지럽다.
▶ 咬定(교정): 꽉 물다.
▶ 放?(방송): 느슨하다. 긴장을 풀다.
▶ 主根(주근): 수직으로 곧게 뻗은 뿌리.
▶ 帝孫(제손): 하늘이 낸 천손. 직녀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 鳳池(봉지): 봉황지, 곧 궁궐 안에 있는 연못을 가리킨다.
◈ 정섭鄭燮 [1693~1765]
청대淸代의 화가이자 문학가이다. 자는 극유克柔, 호는 판교板橋로 쟝쑤성江蘇省 흥화興化 사람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하였다. 과거에 응시하여 강희제康熙帝 때 수재秀才가 되었고 옹정제雍正帝 때 거인?人이 되었으며 건륭제乾隆帝 때 비로소 진사進士가 된 후, 산동의 범현范縣과 유현?縣의 지현知縣을 지냈다. 훗날 고을 사람의 소송을 도와 이기게 한 것으로 지방 호족들의 미움을 사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으로 돌아온 뒤로는 다시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시詩?서書?화畵 모두 특색 있는 작풍을 선보였으며 그림에서는 양주팔괴楊州八怪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난蘭과 죽竹 그림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림으로는 《묵죽도병풍 墨竹圖屛風 》, 문집으로는 《판교시초板橋詩?》와 《도정道情》이 있다.
청대(淸代) 서화가 판교(板橋) 정섭(鄭燮)의 <난죽도(蘭竹圖)>
※ 판교(板橋) 정섭(鄭燮), <난죽도(蘭竹圖)> 화제(畵題)
竹是新栽石舊栽 竹含蒼翠石含苔
一?風雨三更月 相伴幽人坐小齋
(죽시신재석구재 죽함창취석함태
일창풍우삼경월 상반유인좌소재)
대나무는 새로 심었고 돌은 오래 됐는데
대나무엔 푸른 빛 비끼었고 돌에는 이끼 끼었네
창가에 비바람 불더니 한밤엔 달 떠오르는데
선생은 이들을 짝하여 작은 서재에 앉아있네
청대(淸代) 서화가(書畵家) 판교(板橋) 정섭(鄭燮)의 <난죽도(蘭竹圖)>
☞ 판교(板橋) 정섭(鄭燮), <난죽도(蘭竹圖)> 제시(題詩)
烏紗擲去不爲官 華髮蕭蕭兩袖寒
寫去數枝淸挺竹 秋風江上作漁竿
(오사척거불위관 화발소소양수한
사거수지청정죽 추풍강상작어간)
관직을 내던지고 벼슬을 하지 않으니
하얗게 센 머리 거칠고 소맷자락 썰렁하네
몇 줄기 파리한 대나무를 그려내니
바람 부는 가을 강 위 낚싯대 만들까보다
<1, 4련(聯)은 같지만 2, 3련은 囊?蕭蕭兩袖寒 寫取一枝淸瘦竹(주머니는 텅 비고 소매마저 썰렁하네/
한 줄기 말끔하고 여윈 대나무를 그리니)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문맥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 烏紗: 검은 깁. 정무를 볼 때 쓰는 관(冠)을 뜻하는 오사모(烏紗帽)를 줄인 말로 여기서는 관직의 의미.
※ 擲去: 던져서 내버림
※ 不爲: ~하지 아니하다
※ 華髮: 하얗게 센 머리카락. 노인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
※ 囊?(낭탁): 주머니. 자기의 차지로 만듦, 또는 자기 차지로 만든 물건.
* 영혼의 샘 blog. 에서 빈배 죽석竹石 시를 찾다가.....
2012. 12. 24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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