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동짓날 팥죽/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2. 21. 22:13

 

 

 

'애동지'. 음. 11월 10일 전에 동지가 있다면 옛날엔  팥죽을 안먹었다고 ...

 

 

동짓날 팥죽 한 그릇 (종묵의 한시 마중)

 

 

산해진미에 고기까지 실컷 먹고

마침내 술에 취하여 속이 뒤집히는 것보다

차라리 낫겠지, 맑은 아침에 세수하고 나서

우유처럼 부드러운 한 사발 팥죽 먹는 일이.

 

 

진궁육해어전유 취포거연려상구

(珍窮陸海어전유 醉飽居然려爽俱)

 

쟁사청신관수파 일구두죽연여소

(爭似淸晨관漱罷 一구豆粥軟如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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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짓날 팥죽

 

 

중국어 시간이 끝나고  

추어탕을 선생님과 같이 모두 좀 일찍 끝내고는

친구 셋이 모이는 날이라 행복한 세상 백화점으로 가는 길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좀 미끄럽기는 해도 나는 눈이 내리는걸 보면

늘 그 눈을 맞으면서 어디라도 걸어가고싶으니

눈을 맞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일까

희경이 지연이 엄마  나 셋이서 늦지않게 정오에 만난

우리는 5층 식당가로 가서 우선 점심을 먹기로 하지만

나는 격식만 갖춘 연어 도시락 맛만 보는 식으로 ....

오늘은 가문의 귀환이란 웃기는 영화를 보기로 하면서

팝콘을 모처럼 사서 먹으면서 줄서 상영시간을 기다리다가

제목은 다르지만

단체 영화를 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시끌시끌하니

커피를 마실 자리도 겨우 찾아내 앉아보며 한달에 한번

만나는 이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려고 아끼는 것 같은 마음으로

서로의 얼굴을 웃음으로 마주보며  또 주위도 돌아보면서 .....

 

 

영화가 끝나니 아직 4시가 안되어 우리는 다시 헤어지기

섭섭한듯 맞은편 커피 집으로 들아가서 대통령 선거 얘기,

애들 얘기를 나누다가는 본죽 집에서 동짓날 팥죽을 사기로 한다

처음으로 사 보는 팥죽은 맛이 어떨지. ........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눈이 녹기 시작하여 넘어지지않으려고

조심 조심하며.

 

 

 

 

2012. 12. 21     향기로운 재스민

 

 

#231    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