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정판교鄭板橋 (1693 - 1765) '죽석'竹石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2. 24. 10:54

 

 

 

 

竹詩죽시 대나무 시 / 鄭板橋 정판교

 

咬定靑山不放? 교정청산불방송

主根原在破巖中 주근원재파암중

千磨萬擊還堅勁 천마만격환견경

任?東西南北風 임니동서남북풍

 

新竹高於舊竹枝 신죽고어구죽지

全憑老幹爲扶持 전빙노간위부지

明年再有新生者 명년재유신생자

十丈帝孫繞鳳池 십장제손요봉지

 

푸른 산 꽉 물어 헐렁함이 없고

곧게 뻗은 뿌리는 바위 깨고 들어갔네

수없이 비비고 부딪치며 단단해졌으니

동서남북 모든 바람 네게 맡기리

 

새로 난 대나무 옛 가지보다 높지만

모두가 오래된 줄기에 떠받쳐 있네

내년에도 또 다시 새 가지 나올 테니

하늘이 낸 자손들 연못 둘러싸겠네

 

북쪽에 살면서 그리운 것은 단연 대나무 숲이다. 지난 며칠 따뜻했으므로 남도의 대숲은 지금쯤 완연한 푸른빛일 것이다. 햇빛 못 들어간 대숲 그늘 밑에는 녹다 만 눈이 남아있겠지만 봄기운은 하늘에서만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솟기도 하는 것이라서 햇볕이 아니라도 남은 눈은 녹기 마련이다. 대숲을 지나는 바람소리 그리운지 귀가 간지럽다.

 

▶ 咬定(교정): 꽉 물다.

▶ 放?(방송): 느슨하다. 긴장을 풀다.

▶ 主根(주근): 수직으로 곧게 뻗은 뿌리.

▶ 帝孫(제손): 하늘이 낸 천손. 직녀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 鳳池(봉지): 봉황지, 곧 궁궐 안에 있는 연못을 가리킨다.

 

 

◈ 정섭鄭燮 [1693~1765]

 

청대淸代의 화가이자 문학가이다. 자는 극유克柔, 호는 판교板橋로 쟝쑤성江蘇省 흥화興化 사람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하였다. 과거에 응시하여 강희제康熙帝 때 수재秀才가 되었고 옹정제雍正帝 때 거인?人이 되었으며 건륭제乾隆帝 때 비로소 진사進士가 된 후, 산동의 범현范縣과 유현?縣의 지현知縣을 지냈다. 훗날 고을 사람의 소송을 도와 이기게 한 것으로 지방 호족들의 미움을 사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으로 돌아온 뒤로는 다시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시詩?서書?화畵 모두 특색 있는 작풍을 선보였으며 그림에서는 양주팔괴楊州八怪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난蘭과 죽竹 그림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림으로는 《묵죽도병풍 墨竹圖屛風 》, 문집으로는 《판교시초板橋詩?》와 《도정道情》이 있다.

 

 

 

 

청대(淸代) 서화가 판교(板橋) 정섭(鄭燮)의 <난죽도(蘭竹圖)>

 

 

 

※ 판교(板橋) 정섭(鄭燮), <난죽도(蘭竹圖)> 화제(畵題)

 

竹是新栽石舊栽 竹含蒼翠石含苔

一?風雨三更月 相伴幽人坐小齋

(죽시신재석구재 죽함창취석함태

일창풍우삼경월 상반유인좌소재)

 

대나무는 새로 심었고 돌은 오래 됐는데

대나무엔 푸른 빛 비끼었고 돌에는 이끼 끼었네

창가에 비바람 불더니 한밤엔 달 떠오르는데

선생은 이들을 짝하여 작은 서재에 앉아있네

 

 

 

청대(淸代) 서화가(書畵家) 판교(板橋) 정섭(鄭燮)의 <난죽도(蘭竹圖)>

 

☞ 판교(板橋) 정섭(鄭燮), <난죽도(蘭竹圖)> 제시(題詩)

 

烏紗擲去不爲官 華髮蕭蕭兩袖寒

寫去數枝淸挺竹 秋風江上作漁竿

(오사척거불위관 화발소소양수한

사거수지청정죽 추풍강상작어간)

 

관직을 내던지고 벼슬을 하지 않으니

하얗게 센 머리 거칠고 소맷자락 썰렁하네

몇 줄기 파리한 대나무를 그려내니

바람 부는 가을 강 위 낚싯대 만들까보다

 

<1, 4련(聯)은 같지만 2, 3련은 囊?蕭蕭兩袖寒 寫取一枝淸瘦竹(주머니는 텅 비고 소매마저 썰렁하네/

한 줄기 말끔하고 여윈 대나무를 그리니)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문맥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 烏紗: 검은 깁. 정무를 볼 때 쓰는 관(冠)을 뜻하는 오사모(烏紗帽)를 줄인 말로 여기서는 관직의 의미.

※ 擲去: 던져서 내버림

※ 不爲: ~하지 아니하다

※ 華髮: 하얗게 센 머리카락. 노인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

※ 囊?(낭탁): 주머니. 자기의 차지로 만듦, 또는 자기 차지로 만든 물건.

 

 

 

 

 

*  영혼의 샘 blog. 에서  빈배     죽석竹石 시를 찾다가.....

 

 

 

2012. 12. 24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