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가을, 그 환승역에서/이후재

향기로운 재스민 2013. 1. 19. 06:54

 
부베의 연인

 

 

 

가을, 그 환승역에서

 

이후재

 

 

우리 가을역에서 만나자

분홍빛 코트의 깃을 세워도 좋으리

어디서 무엇을 하였더라도

약간의 사랑만은 남기고 오기를,

옆구리 시린 사람들이

물기 지나는 나무 모퉁이를 기웃거린다

마른 잎을 바삭거리며 쉴 곳을 고르는데

가을 기차는 종을 울린다

장터와 골목을 정신없이 달리는 사람

입동의 불꽃을 피워올린다

첫눈이 쏟아지기 전

사랑을 구해야 하는 사람을 위하여

배추밭 둘레로 온기를 실은 기차가 오는데

별들이 훌쩍거리면 스산함은 더하겠지

아직 겨울행 차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플랫폼의 종소리는 울리고

오늘밤 마지막 가을기차는 떠난다

 

 

* 하늘포목점  시집 문학 공원에서

   부베의 연인 음악을 듣다가 .....

 전 KBS 아나운서,   단추를 풀면서 , 아름다운 착각, 가을편지를 다시 읽는다 

 

 

2013. 01. 1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