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행
겨울호수 맑은 살얼음 모퉁이
하늘문으로 열려 있는 샘터에
오리 두어마리 앉아 찬바람을 읽고 있다
지난 가을 구름들이 거울보던 맑은 물위에
얼음 한가운데로 열려진 문에 기대어
물의 심장소리를 듣고 있다
한가로운 듯 하면서도 서로를 처다보더니
무언가 알 수 없는 몸짓으로 대화를 하고
날개짓으로 수다를 떨다가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하늘로 비상하여
어디론가 이사를 한다
그의 날개짓에는 생명을 저장시키는
영혼의 노래가 땅과 하늘사이에 머물어
혼으로 겨울을 사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
하얀 입술을 야무지게 다문 겨울호수에는
침묵을 실천하는 고요가 동행하고 있다
온 천지 눈덮인 산야와 들판을 외면한채
호수의 겨울이 흐르고 있다
출처 : 날지 않는 나비
글쓴이 : 雨鄕 원글보기
메모 : 다시 보고 읽고 싶어서요
....
'문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오즈마 캐피탈/ 송기영 (0) | 2013.01.29 |
---|---|
그림자는 태양을 기다리지 않는다/이 원 용 (0) | 2013.01.27 |
[스크랩] 개개개개/ 변영희 (0) | 2013.01.23 |
하늘 포목점 출판 기념회/향기로운 재스민 (0) | 2013.01.11 |
평생 교육원 김대호 연구교수 특강 (0) | 201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