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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 새싹을 보며/김순진

향기로운 재스민 2013. 6. 7. 20:04

 

 


밤하늘의 트럼펫-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에서

 

 

바위틈 새싹을 보며/ 김순진

 

 

 

겨우내 바위에게 배우려 애썼다

그러나 그 생각이 우매했음을

봄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처럼 삭풍에도 끄떡없던 그가

그 가녀린 새싹을 누르지 못하고

틈새를 내어주다니...

한동안 나는 우직함과 강인함을 지향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가녀림과 여성스러움으로

인생 좌표를 수정한다

내가 남성이라 불리는 것은

내 상각의 대부분이

여성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반석盤石은 나에게 있어

진전 없는 안주安住일 뿐

싹수가 노랗다는 말은

가능성 희박이 아니라

바위를 밀고 올라오는 부드러움

 

 

 

이제 나의 사전 색인엔

여림이 우선한다

 

 

 

성찰 발상법에서...

 

2013. 06. 0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