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틈 새싹을 보며/ 김순진
겨우내 바위에게 배우려 애썼다
그러나 그 생각이 우매했음을
봄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처럼 삭풍에도 끄떡없던 그가
그 가녀린 새싹을 누르지 못하고
틈새를 내어주다니...
한동안 나는 우직함과 강인함을 지향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가녀림과 여성스러움으로
인생 좌표를 수정한다
내가 남성이라 불리는 것은
내 상각의 대부분이
여성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반석盤石은 나에게 있어
진전 없는 안주安住일 뿐
싹수가 노랗다는 말은
가능성 희박이 아니라
바위를 밀고 올라오는 부드러움
이제 나의 사전 색인엔
여림이 우선한다
성찰 발상법에서...
2013. 06. 07.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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