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김방주
혈압을 재어보는 사람들 옆에
번호판 쳐다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년 쯤 돼 보이는 남자와 어머니인 듯한 할머니
지팡이를 한 손에 들고 한쪽 팔을
혈압측정기 속에 넣고 버튼을 누른다
제일 많은 숫자와 제일 적은 숫자의 평균치를 보면서
얼마의 숫자가 나와야 누구의 신세 안지고
남은 생을 봉사할 수 있으려나 자가진단을 해본다
“아침도 거의 굶다시피 조금 먹었는데
왜 이렇게 당 수치가 높은 거야!”
할머니가 소리치며 안타까워하신다
그래도 아무도 시끄럽다고 참견하지않고
진찰실에서 부르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오늘도 나는 자가진단법을 배우기 위해 고려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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