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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김필영

향기로운 재스민 2014. 2. 2. 08:26

 

 

 

 

벽/김필영

 

 

평생 누울 수 없다

관절이 없는그는

길과 길,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늘 서있다

틈만 나면 마음과 마음사이에도 그가 서있다

그는 희망과 절망이며 소통과 단절이었으니

그로 성을 쌓고 사진을 걸며 내일을 약속했으나

토라지면 그를 핑계로 돌아섰다

그의 어깨에 게시하여 자기만을 알리다

반목하면 그를 세워 외면하였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그를 버리면

아픔 없이 서로 보듬을 수 있으련만

그를 세워 가슴에 대못을 박고

그의 등에 기대어 얼마나 많이 울어야했던가

잃어버리고 잊혀져가는 아픈 것들 모두

내가 만든 그 때문인 것을

나는 오늘 또 다른 그를 가슴에 쌓고 있다

시간과 공간속에

이미 내가 벽인 것을

 

 

햇살 받아내는 벽이 되고 싶다

누군가 기댈 수 있는 아늑한 벽이 되고 싶다.

 

 

 

*<누가 꽁치를 표절했나>문학공원  동인지 12집에서

 

**햇살 받아내는 벽이 되고 싶다

 

 

2014. 02. 02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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