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향기로운 재스민 2014. 5.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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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 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 중 자다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시인

*  낭송시로 문학 공원 시 낭송회에서 들은 시이다...

 

 

2014. 05. 08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