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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詩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BGM有)

향기로운 재스민 2014. 5. 13. 14:49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김순진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몰려오는 먹구름에 대하여

무게를 안고 미동도 않는 바위처럼

우직함의 네 어깨에 세상의 멍에를 메고

커피 한 잔 곁들이며 고뇌를 풀고

 

보라! 네 할 일이 저기 무던히도 많으나

한겨울의 시련도 불타는 입김으로 녹이고

너와 나, 서로의 가슴을 부비며

성난 파도 뒤엔 끝없는 바다가 있나니

바위가 모래처럼 부서져도

모래엔 할 일이 있나니라

가라,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유안진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어질머리 사랑도

높푸른 꿈과 이상도

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도

무수히 불 밝힌 밤을 거쳐서야 빛이 납니다.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는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나의 재산

                             최종진

 

창문에 걸린 하늘

하늘에 뜬 구름

구름을 밀어가는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나뭇잎에 구르는 이슬

이슬에 감긴 그리움

그리움에 빛나는 별

별을 감싸는 우주

우주가 숨 쉬는 가슴

가슴에 달린 창문

 

 

 

 

 

 

 

두 가지만 주소서

 

                               박노해

 

나에게 오직 두 가지만 주소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인내를

바꿀 수 없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나에게 오직 두 가지만 주소서

나보다 약한 자 앞에서는 겸손할 수 있는 여유를

나보다 강한 자 앞에서는 당당할 수 있는 깊이를

 

나에게 오직 두 가지만 주소서

가난하고 작아질수록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성취하고 커 나갈수록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관계를

 

나에게 오직 한 가지만 주소서

좋을 때나 힘들 때나 삶에 뿌리 박은

깨끗한 이 마음 하나만을

 

 

 

 

 

 

 

20분

                           고두현

 

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멈추지 말라고

                               정공량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길은 어디까지 펼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은 그 어디까지 우리를 부르는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내일이 있기에 여기 서서

다시 오는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

누가 밀어내는 바람일까

흐느끼듯 이 순간을 돌아가지만

다시 텅 빈 오늘의 시간이

우리 앞에 남겨집니다

내일은 오늘이 남긴 슬픔이 아닙니다

내일은 다시 꽃 피우라는 말씀입니다

내일은 모든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는

오직 하나의 먼 길입니다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는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내일은 없다 -어린 마음에 물은-

 

                               윤동주

 

내일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없나니

 

 

 

 

 

 

 

한뼘만 더

                            오은영

 

왼손을 펴고

한 뼘을 재어 봐

10cm도 안되는 짧은 길이지?

 

하지만 난,

고만큼 더 멀리 바라볼 테야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그 다음엔

고만큼 더 높게 뛰어 볼 테야

푸른 하늘 가까이 내려오도록

 

마지막엔

고만큼 마음속 웅덩이를 깊이 파야지

내 꿈이 그 안에서 더 크도록

 

내가 자라면

고 한 뼘도 따라서 자랄 거잖아


 

 

 

 

 

 

낙타의 혹

                                   이명덕

 

누구나

제 사막이 있다

 

낙타의 혹 같은 것이 있다, 누구나

 

잠잘 때도

눕지 않는

사막

 

사막은 건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고 가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이외수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X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세 종류의 사람이 살고있다

 

                                      이지윤

 

덜 된 사람

된 사람

못된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상처의 힘

                             안명옥

 

보잘 것 없는 들꽃 일수록
빨리 꽃을 피운다.

언제 짓밟힐 지 몰라 잔뜩 긴장한 것들의
몸은 소름 돋아 시퍼렇다.

감나무 가지에 어머니는 억지로 돌을 끼운다.
멀쩡하던 가지에 구멍이 난다.

수 많은 상처를 향해
있는 힘껏 열매를 밀어올린다

 

 

 

 

 

채찍

                               김은정

 

새들이라고 날기가 수월할까

포르르 날다 미끄러지고

푸드득 튀어 오르다 거꾸로 내리꽂히면서

내장이 얽히기도 하리라

날아오르기 위해선느

자기를 얼마나 후려쳐야 하는지

그들은 매일 뼈 속을 비운다

 

 

 

 

 

 

 

시작하는 그곳에

                                      이길원


바람쯤이야 싸늘하면 어떠냐
옷깃 여미고 하늘을 보자
남쪽 하늘 어디쯤

뜨거운 바람이 꿈틀대고 있지 않더냐


어둡다고 한탄하지도 말자
태양은 매일 매일 떠오르고

때마다 가슴엔 희망 또한 싹트지 않더냐
우리에게 절망이 있었다면

그 만큼의 희망 또한 있었던 법


시작하는 그 곳에

바로 길이 있다.

 

 

 

 

 

 

 

희망에게

                                이희정

 

눈물이 날 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봐

나비 한 마리

허공에 환한 날개짓 하며

다만 삶을 불태우고 있어

 

 

 

 

 

 

 

준비

                              박순길

배는 뜨기 위해

제 속을 다 파낸다.

너는 뜨기 위해

속을 다 파내 본 적이 있는가.

변명은 하지마라

운이 있다고 하나

그 건

준비된 자의 덤일 뿐이다.

 

 

 

 

 

 

 

넘어져 본 사람은

                                           이준관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둘부리가 일어서게 한다고.

 

 

 

 

 

 

 

그 나무

                                      김명인

 

한 해의 꽃잎을 며칠 만에 활짝 피웠다 지운

벚꽃 가로 따라가다가

미처 제 꽃 한 송이도 펼쳐 들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늦된 나무 발견했지요.

들킨게 부끄러운지, 그 나무

시멘트 개울 한 구석으로 비틀린 뿌리 감춰놓고

앞줄 아름드리 그늘 속에 반쯤 숨어 있었지요.

 

봄은 그 나무에게만 더디도 더뎌서

꽃철 이미 지난 줄도 모르는지,

그래도 여느 꽃나무와 다름없이

가지 가득 매달고 있는 멍울 어딘가 안쓰러웠지요.

 

늦된 나무가 비로소 밝혀드는 꽃불 성화,

환하게 타오를 것이므로 나도 이미 길이 끝날 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한참이나 거기 멈춰 서 있었지요.

 

산에서 내려 두 달거리나 제자릴 찾지 못해

헤매고 다녔던 저 난만한 봄길 어디,

늦깎이 깨달음 함께 얻으려고 한나절

나도 병든 그 나무 곁에서 서성거렸지요.

이 봄 가기 전 저 나무도 푸릇한 잎새 매달까요?

무거운 청록으로 여름도 지치고 말면

불타는 소신공양 틈새 가난한 소지,

나무도 가지가지마다 지펴 올릴 수 있을까요?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LWO7X

 

 

아까 올렸는데 브금이 안깔리고 수정 불가능한 상황이었어서 지웠다 다시 올려요'ㅁ'

모바일로는 여전히 브금 재생이 안되네요ㅠㅠ.. 어떻게하는지 모르겠음..ㅠㅠ

문제시 빛처럼 알려주세요ㅎㅅㅎ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출처 : 쭉빵카페  /// 페이스북 페이지로의 무단스크랩을 금지합니다


출처 : 쭉빵카페
글쓴이 : soolee 원글보기
메모 : 고려대 라이시움 시 창작반 김순진 교수님 시가 제일 언저 실려 있어서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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