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돈
정호승
돈을 벌어야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돈이 있어야 꽃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죽지 않고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이제 죽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꽃을 빨래하는 일이다
꽃에 묻은 돈의 때를
정성 들여 비누칠해서 벗기고
무명옷처럼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꽃을 다림질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죽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돈을 불태우는 일이다
돈의 잿가루를 발에 뿌려서
꽃이 돈으로 피어나는 시대에
다시 연꽃 같은
맑은 꽃을 피우는 일이다
*꼭 필요것을 꼭 필요한 만큼만 가지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는 ...(작가의 말)
2014. 08. 19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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