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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되다/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5. 1. 29. 20:32



 

 

벚꽃이 되다

김방주

 

 

며칠 전에 보낸 내 꽃엽서를 받으셨나요

지난 밤 갑자기 찾아온 그녀 옆에서

밤새도록 연분홍의 언어를 나누고 싶었다는 당신

생선뼈를 발라주어야만 먹고,

봄꽃게도 속살을 발라주어야만 먹는다던 당신

벚꽃 피는 모습을 두 번이나 같이 보지 못했노라며

프라이팬에 구워 은박지로 덮어 놓은 생선도 찾아먹지 못해

딸에게 은근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당신

여자 친구는 있느냐는 내말에 옆에 있는 사람

죽을 때까지 Mis Lee 당신만을 그리워하며 살으란다

잘 익은 딸기와 오렌지 몇 조각 드시더니

나오지 말라며 혼자 걸어가는 당신

뒷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현관문을 바로 닫자

마음이 꽃밭인 그녀는

스스로 벚꽃이 된다

 

 

새는 날고 꽃은 피어  문학공원 19P.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과정

2014 엔솔로지 제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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