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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문태준

향기로운 재스민 2015. 2. 10. 06:19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The Nature Of Time - Robin Spielberg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문태준

 

 

지난여름 나는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늘 어둡고 눈이 침침하던 나무를 사랑하였다.

 

지난여름 나는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나무에서 둥지를 틀던 검은 소리들을 사랑하였다.

말라붙은 우물처럼 알몸으로 그녀가 우는 것을 사랑하였다.

매미의 뱃가죽보다 많이 주름진 그 소리들을 사랑하였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해 본 바 없이 나는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 시집맨발(창비, 2004)

 

 

*가죽나물은 먹는 잎사귀이다 (겉절이나 삶아 무치거나...)

가죽나물 무침

가죽나물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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