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친구를 위한 기도/박인희 &

향기로운 재스민 2015. 5. 29. 07:12


Sunshine on My Shoulders - Dan Gibson

 

 

 

 

친구를 위한 기도/ 박인희

 

  

주여
쓸데없이
남의 얘기 하지 않게 하소서

친구의 아픔을
붕대로 싸매어 주지는 못할 망정
잘 모르면서도 아는척
남에게까지
옮기지 않게 하여 주소서

어디론가
훌훌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속으론 철 철 피를 흘리는 사람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사람
차마 울 수도 없는 사람
모든 것을 잊고싶어하는 사람
사람에겐
그 어느 누구에게도
가슴 속 얘기
털어 내 놓지 못하는 사람
가엾은 사람
어디하나 성한데 없이
찢기운 상처에
저마다 두팔 벌려
위로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는

말에서 뿜어나오는 독으로
남을 찌르지 않게 하소서

움추리고 기죽어
행여 남이 알까 두려워
떨고있는
친구의 아픈 심장에
한번 더
화살을 당기지 않게 하여 주소서

 

- 기도시집『기도하면 열리리라』(율도국, 2010)

 

 

 

친구

.향기로운 재스민

 

 

영어 시간에

Why do you like your best friend?

질문에

"꿈의 동산"이라고  내가 이름 붙인

성당에 다니는 장신자 씨가 생각났다

나란히 늘 앉아있는 두 분도 있지만

집 입구에서 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 것 같은

담쟁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영어반에 그녀들 보다 나중에 들어갔지만

늘 세분은 중간 중간 공부 시간에도 

눈으로 말로도 생각이 같아서 미소로  

표시하기도 하면서 지낸다

처음에는

영어 노래로 시작해서 배우게 되는 이 시간을 

모두 좋아하면서 한번 더 노래를 들려 달라기도 하면서.

 

 

친구를 위한 기도/이해인 시를 보면서

얼마전에 너무 긴 이야기를 밤 한시가 넘도록

메시지를 보낸 반 친구와 말다툼하게 된 사연이 생각났다

부모님에 대한 서운한 관심과 사랑 때문에 

쌓인 것 같다

봄이 언제 왔다가 언제 가는지 모르게

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요즈음

이 다음 언제인가는 고루 베풀 수 없는 배려였지만

그 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될터인데......

 

 

밤잠 제대로 못 이루며

서운함으로 꿈속을 헤매이는 삶이

되지 않기를 .....

 

 

2015. 05. 2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