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점심모임에서.../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8. 19. 21:09




The Sky In Her Eyes - Christopher Peacock
 




점심 모임에서

김방주


한달에 한번 모이는 세명의 모임이 있는 날

금요일 오전 공부를 끝마치고

애들이 초등학교 동창인 세 엄마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언제 어느 때 무슨 말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하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우리가 저 별나라로 갈 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자식들에게 다 못한 말도 할 수 있다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정임에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하다

모임에 가는 길에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 사람을 잠시 만나고

집에 들려서 책을 꺼내놓고 행복한 세상 백화점으로 향하면서

오늘은 영화 한편이라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찬물이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냉면과 만두를 점심으로 시켜놓고

이 더위에 어떻게 지냈느냐며

한달 동안 지낸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결혼하지 않고 공부하며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딸과 같이 있는

엄마는 일주일에 한번씩 딸이 엄마 아빠 덥다고 택시를 타고 오가며

현대 백화점에 와서 영화를 보면서 밥도 먹으며 피서를 했다고 한다

보지 않은 영화가 '덕혜 옹주' 라기에 우리는 점심을 끝낸다음

영화표를 예매하고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기대했던 것 보다 은근히 영화가 볼만하다는 생각으로 감상을 끝내고는

지연이 엄마는

집에 가기 전에 요즈음 입맛이 없고 집에 일찍 들어가기도 아쉽다면서

'미담'에 가서 비싼 저녁을 사겠다며 들어가잔다

집 근처에서는 가운데 시냇물도 만들어 놓아 시골 냇가에 간다는 마음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그래도 좀 이른 저녁을 끝내고는 다시 집에 기다리고 있는 식구가 걱정되어

이제 집에 가자며 일어난다

맞은편 쭉 뻗은 아파트 길을 향해 건너며 걷다가  헤어지는 놀이터 공원에서는 

다음 만나는 날까지 아프지 말고 잘 지내자며 손을 흔든다

"그러자고"  하며 돌아서며 슈퍼에 들려 추석에 쓰일 물건을 예약하며

들어와서 다시 머리 위에서 부터 찬물을 뒤집어 쓰는 샤워를 하기 시작한다


오늘 하루도 안과 밖에서 별일 없는 하루이었나를 되돌아 본다


#619

216. 08. 1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