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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의 시인의 시들

향기로운 재스민 2016. 8. 22. 10:37

김보희 ... 청평효색



* 강물 속에 우는 아지랑이와 같이 - 도광의

아날로그 시대를 살다 간 당숙은 찔레 매운 봄부터 밀짚모자 여름까지 바람결에 잎이 되고 구름이 되고 파도가 되기도 한 셸리(Percy Bysshe Shelley)의 서풍부(西風賦)를 가지고 다녔다.

아날로그 시대는 보리밭에 바람이 불면 쇼윈도 마네킹에 피가 돌았는데, 디지털 시대는 노고지리 우는 길이 없어지고 바위 그늘 너설에 풀머거리 먹은 강아지 후리듯이 만나고 헤어지는 훤소(喧騷)만 있을 뿐이다.

물소리에 쏙독새 울음 실려오고 구름 밭에 앉았다 떴다 종다리 종알대는 날개 안 보인다. 컴퓨터 이메일(E-Mail)이 문화의 첨병이지만 차 안이나 논두렁 밭두렁에 쉼없이 울려오는 휴대전화 소리, 보랏빛 분홍빛 헤어칼러에, 초록색 오렌지색 헤어칼러에, 혀에 배꼽에 구멍 뚫어 피어싱(piercing)하는 꼴 안 보고, 강물 속에 우는 아지랑이와 같이 술이 좋아 술집으로 가는 발걸음으로 물을 퍼서 남 주듯이 아날로그 시대를 강물처럼 살다 갔다.

검푸른 물결 출렁이는 대서양을 바라보며 ‘인생의 대양(大洋)과 함께 내가 썰물 질 때’ 침통한 목소리에 실어 롱아일랜드 바닷바람에 날려보낸 휘트먼의 ‘풀잎’을 게티즈버그 연설만큼 좋아했던 당숙의 모습이 푸성귀에 묻어 썩지 않은 추억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보다 더운 이름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 이런 낭패 - 도광의

오랜만에 고향에 갔다
간밤에 마신 술 탓에
새순 나오는 싸리울타리에
그만 누런 가래 뱉어놓고 말았다
늦은 귀향길 안쓰런 마음 더해가는
고향 앞에서 나는 또 한 번 실수에
무안해하는데
때마침 철 늦은 눈이
내 허물을 조용히 덮어주고 있었다.


* 저물 무렵 - 도광의

산에서 울던 목청 높은 산꿩이
해질 무렵엔 무밭으로 내려와
낮은 목청으로 운다
기우는 햇살이 설핏해지면
입술 퍼런 산그늘이
주막 쪽으로 내려온다
이 시각 또한 비어 있는 마음들도
주막 쪽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 프로스트 씨에게 - 도광의

눈이 와도
티티새 우는 데리 농장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자작나무 한쪽 숲이 바람에 쏠린다
먼길 걸어온 나그네
불빛이 희미한 문 밖에 서서
"오늘 하룻밤 자고 갑시다" 하고 말한다
잠시 후 방 안에 불이 켜지고
두 사람이 문 열고 나와
"우리는 결혼한 지 삼 개월밖에 안 되는 신혼부부예요"
돌아서는 나그네 등뒤로
인동(忍冬)잎이 파랗게 보인다


* 갑골(甲骨)길 - 도광의

경남 함안여고(咸安女高)
백양(白楊)나무 교정에는
뼈모양의
하얀 갑골(甲骨)길이 보인다.
함안 조(趙)씨, 순흥 안(安)씨, 재령 이(李)씨
다투어 살고 있는
갑골리(甲骨里)에는
바람 많은 백양(白楊)나무 생애로
노총각 한선생(韓先生)이 살아 왔다.
산까마귀 울음 골짝에 잦아
외길진
뙈기밭 능선을 이웃하면
함안 조(趙)씨, 순흥 안(安)씨 사당(祠堂)들이
기왓골에 창연(蒼然)하다.
명절날 둑길 위로
분홍 치맛자락이
소수레 바퀴의
햇살에 실려가면
닷새만에 서는
우시장(牛市場) 읍내에는
건장한 중년(中年)들로 파시(波市)가 선다.
어쩌다가 높은 둑길 위로
청람(靑藍)빛 가을이 펼쳐지면
청동색 강이 오히려 외롭다.
우마차(牛馬車) 바퀴에
옛날이 실려가면
함안여고(咸安女高)
백양(白楊)나무 교정(校庭)에서
사십대(四十代) 노총각 한선생(韓先生)은
유년(幼年)의 여선생(女先生)을 생각이라도 하는 걸까.
벼 익은 하늘의
먼 황소 울음에 젖다가도
삼천포 앞바다의
편(片) 구름을 바라본다.

■ 이 시는 시골의 한적한 오솔길의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순박한 농촌살이의 정서를 정겹게 드러내고 있다. 노총각 한 선생이 뼈모양의 하얀 갑골길을 바라보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당의 고색창연한 기왓골이 그늘 깊은 고전적 순후미를 더해준다. 한 선생은 어느덧 옛날로 돌아간다. 그는 명절날 분홍 치맛자락을 뽐내며 이 길을 지나던 아낙네의 모습, 쪽빛 가을 강이 주는 외로움을 추억 속에서 아련히 만난다. 백양나무 교정에서 망연히 추억의 비탈길을 걷던,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한 선생은 문득 유년의 여선생을 떠올리기도 하리라. 이처럼 이 시에서 그리고 있는 갑골길은 마치 모든 사람들의 고향길처럼 따뜻하고 친근하게 여겨진다. 이 시의 마지막 행에서 한선생이 바라보는 `편(片)구름'은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고향하늘을 생각하게 하는 매개이기도 하다.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매우 쉽고 평이한 언어와 서술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하여 급박하게 회전하는 삶의 회로망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고향의 여유로움을 회상하는 틈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라고 할 것이다. [해설: 박덕규]


* 검은 봄 - 도광의

울면서
봄이 가는 것을 본다
축복은 신의 몫이라지만
불행은 또 누구의 몫으로 남아
긴 갈증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피곤한 발자국을 남기고 가는가
갑년(甲年)을 바라보는 봄의 한 때
처연히 지는 꽃을 보면서
상장(喪章)처럼 울고 있는
검은 봄을 본다


* 그리운 남풍 2 - 도광의

잔치가 끝나도 큰방에 둘러앉아 밤늦도록 놀았다. 잠잘 데가 모자라 마루에서 베개 없이 서로 머리 거꾸로 박고 자면서도 소고기국에 이밥 말아 먹는 게 좋았다

"언니야, 엊저녁 남의 입에 구린내 나는 발 대고 잤는 거 알기나 아나?"
"야가 뭐라카노, 니 코 고는 소리 땜에 한숨도 못 잤데이"

주고받는 말이 소쿠리에 쓸어담을 수 없는 헌것이 돼버린 지금, 등 너머 흙담집 등잔마다 정담은 밤비에 젖어가고 있었다

멀리 시집가서 사는 누님을 하룻밤이라도 더 자고 가라고 이 방 저 방 따라다니며 붙잡던 솔잎 냄새 나는 인정을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해산한 딸 구안(苟安)하고 돌아오는 동리 앞 냇가에 눈물 흔적 말끔히 씻고 가없이 펼쳐진 하늘 쳐다보고는 마음 안에 갇힌 막막한 울음을 걷어내고 마을 안으로 발걸음 옮기는 뼈아픈 가난의 설움을 저승의 번답(反畓)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 꽃밭에서 - 도광의

낯선 여자의 고통도 맛보았고,
버들잎 살랑이는 야들한 재미도 맛보았고
반짝이는 털 나부끼며 우우 몰려다니는
강아지의 재롱도 맛보았고
자주 가빠지는 절정의 여자 숨결을
덮고 있는 초저녁 꽃그늘도 맛보았다


* 비파나무로 서서 - 도광의
- 어머니 산소 앞에서

해거름 해서 산소에 갔다
가시던 날에는 눈이 왔는데
익은 벼 이삭들이
머리숙인 무덤 앞에 서니
자욱한 안개비 풍경을 가린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넓은 잎 떨구며
울고 섰는 것이 비파나무라더니
칠순을 겨우 넘기고 가실 일을
엇길로만 가던 자식이 비파나무로 서서
울고 우는 것이다
마른 손으로 평생 일 못 놓으시고
돌갓, 돌미나리 보자기에 싸서
회나무 서 있는 동구까지 따라와
무명 밤물 들인 동저고리 바람에
수척한 얼굴로 서 있는
어머니 산소 앞에 서서
비파나무로 울고 있는 것이다


* 수수꽃다리 - 도광의

박완서의 장편[미망(未忘)]에서
경기도 개풍 산기슭에 핀
수수꽃다리를 보았다
이름이 맘에 들어
시(詩)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몇 년 후
눈 밝은 잠자리
거미줄에 걸린
충북 속리산 중턱에서
수수꽃다리를 보았다
한동안 꽃 앞에 서서
"앙증맞은 네가 수수꽃다리로구나"하고
붉은 입 속으로 자꾸 되뇌어본다


* 신풍역 - 도광의

익산과 목포를 오가던
통일호 열차
덕양역, 여천역, 미평역을 지나
하루 두 번 기차가 지나가면
바람도 아물아물 숨을 쉰다
19시 45분 막차가 출발하면
오고 가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기차만 바다 곁에 머물다 떠나간다


* 저녁 답 1 - 도광의

마을엔 어둠살이 끼고, 저녁상을 마주하는 시간이면, 영태를 부르는 어메의 긴 목청이 마을 어귀를 퍼져나가 수수밭 모샅길을 지나서 돌아오지 않았다.

산그늘이 마을 쪽으로 감기는 저녁 답이면 일 나간 영태를 부르는 어메의 긴 목청도 이제 한물간 건가. 경운기 돌아가는 저녁 연기 속에 저물어간다.

실안개 자주 끼고, 산발치 삭정이 울타리에 널린 빨래가 가난을 물들이는 혼혼(昏昏)한 봄바람이 마을 토박이를 떠나게 했고, 삼봉이, 종달이를 떠나게 했고, 영태도 전답(田沓)을 팔게 했다. 마을 떠난 사람에겐 슬픔이 없었다. 돈 번 소문 안고 마을을 찾아도 영태는 소식이 없다. 영태 집 마당을 지나는 봄바람에 산수유 꽃이 피고, 돼지풀 명아주풀이 흔들리고 있었다.


* 조팝나무 꽃 - 도광의

중참(中站)먹고
밭고랑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나면
서럽게 우는 한 마리 뻐꾸기

햇빛 쨍쨍한 나절
길 복판에 퍼질고 앉아
투정하는 아이의 눈물

쓸쓸한 음식이라고
목월(木月) 선생이 이름을 붙인
목 한 사발

팔베개를 하고 눈감아 보면
배고픈 시절에 피었던
조팝나무 꽃


* 초록엽서 - 도광의

연초록 그늘 밑에 앉아
초록으로 색을 바꾸고 있는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이렇게 적는다

어제는 울적했다고
어제는 고달팠다고
이렇게 적는다

오늘은 마른 풀 사이로
삐죽이 고개 내민
소루쟁이가 눈부신 하루라서
고맙고도 눈물난다고
이렇게 적는다

-=-=-

* 사십 년의 詩歷과 詩力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집 - 문학동네

도광의 시인의 두번째 시집 『그리운 남풍』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 『甲骨길』(1980) 이후 오랜 각고 끝에 펴낸 이 시집에는 사십 년이 넘는 시력(詩歷)과 시력(詩力)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도광의 시인은 "현학적이거나 말놀음만 무성한 가짜 개성의 시, 바람이 든 시 거품이 든 시 같은 요즘의 시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독야청청, 홀로 유유자적하"고, "오로지 고고하게 자연과의 친화가 두드러지는 서정시의 외길을 걸으면서, 그 세계를 한결같이 갈고 다듬는, 남다른 열정을 부둥켜안고 있다. 끊임없이 쓴 시를 지우고 다시 쓰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그야말로 '시를 사는' 시인이다."(이태수)

자연과 어우러진 그리움과 향수의 공간을 노래하다

친숙한 어법과 쉬운 구문으로 서정의 세계를 그려 보이고 있는 시인. 그의 눈과 마음은 언제나 지금 이곳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고향, 추억과 향수의 공간에 가 닿고 있다. 시인의 눈에 비친 오늘 우리의 현실은 "첨단과학시대"(「바보 같은 시인에게」) "디지털 고감도 시대"(「옛 동산에 오르니2」), 그러나 삭막하고 황량하며, 문명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세계, 오염되고 훼손된 세계이기 때문이다.

타고 온 차바퀴에 밟혀서/노루 귀가 잘려나간 것을 보았다/우울한 발걸음 옮기는데/차바퀴 강물에 씻으며/귀 잘린 노루귀꽃을/강물에 띄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새들이 흰 똥 누던 동구 밖 회나무/포클레인에게 뽑히는 것을 보았다―「노루귀꽃」 중에서

자동차 종합시장 부근/대단지 아파트 들어서면서/(……)보리밭 둑길 걷는/재미도 사라졌다//(……)//눈은 또 종이컵이나 라면봉지, 휴지와 널린 꽁초, 기름때가 묻은 쥐똥나무, 흙바람 일으키며 질주하는 덤프트럭의 요란한 클랙슨을 잠재워주기도 하고……//눈은 바람에 날리는 비닐, 브래지어, 빛바랜 생리대,/노란 민들레 속잎까지 적셔주기도 하지만……/슬픈 세월을 돌아누운 설움까지/하얀 눈이 덮어주고 있다―「눈 오는 월성동」 중에서

"문명의 달이 마을 사람들을 떠나게 하고"(「서설(瑞雪) 내리던 무학산」), "보리밭 둑길 걷는 재미도 차츰 사라진 시절"(「눈 오는 월성동」), 물질적 풍요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첨단문명 속에 살면서도 시인은 여전히 따스하고 사람다웠던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사는 것 나아졌다지만/국민소득 높아졌다지만" 시인은 "감나무에 비친 달 여위어"가고, "좋은 땅 일구는 터전 간 곳 없고/(……)맑은 강 모래무지 추억이 사라"(「그리운 남풍1」)지는 현실이 아프기만 하다. 그래서 시인은 우리의 삶을 또다른 꿈의 공간, 따뜻한 남풍이 불어오는 그리움과 정겨움, 애틋함의 공간으로 이끌어간다.

그리운 남풍이여/(……)허기져 노오란 무순 잘라 먹고/허기져 진달래꽃 따먹고/허기져 알싸한 찔레순 꺾어 먹고/허기져 서러운 섣달 이겨내고 나면/언 몸 녹여주고/해산한 아내 몸 풀어주던/골병든 한 사나이의 뼛속까지 녹여주던/그리운 남풍이여/그리운 남풍이여 ―「그리운 남풍1」 중에서

잔치가 끝나도 큰방에 둘러앉아 밤늦도록 놀았다. 잠잘 데가 모자라 마루에서 베개 없이 서로 머리 거꾸로 박고 자면서도 소고기국에 이밥 말아 먹는 게 좋았다(……) ―「그리운 남풍2」 중에서

이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추억과 향수의 공간에 촉촉하게 배어 있는 그리움 때문에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잊고 있던 지난날로 되돌아와 있는 듯한 느낌과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움과 향수의 공간에는 어김없이 어머니가 서 있다. 저녁놀이 가만히 내려앉고 어느 집에선 밥 짓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또 어디선가 밥때를 잊고 노는 어린 자식을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이 따스한 정경을 시인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낸다.

어둠살이 끼고 저녁 답이면, (……) 영태를 부르는 어메의 긴 목청이 아직도 저녁 아이 부르는 상(床)머리에 남아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아득히 들려오고 있다.―「저녁 답2」 중에서

대낮에 뻐꾸기 울면, "아이고, 고놈 참 팍팍하게도 운다"고 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먼젓번에 살았던 집을 찾아가보았다 버들꽃 날리는 대낮 그늘에 어머니의 수척한 모습이 남아 있었고, 당신이 심은 하얀 접시꽃이 마당에 자라고 있었다―「대낮」 중에서

이처럼 "향수와 자연 회귀의 미학"을 체현한 도광의 시인의 시 편편은 무엇보다 쉽게 읽힌다. 멋도 기교도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인은 쉽게 써내려간 시 행간에 예민한 감수성, 까다로운 언어감각을 감추어놓았다. 무엇보다, 무르익은 서정세계에 녹아든, 삶과 인간을 보는 애정 어린 시선은 모든 기교를 앞지르며 읽는 이에게 긴 여운을 준다. 『그리운 남풍』은 "외딴섬 같은 곳에서 아직도 시로 빚은 술을 하염없이 들이켜고 있"(「바보 같은 시인에게」)을 것만 같은, '천상 서정시인'의 시집이다.

무기교의 기교, 은은하고 편안한 서정시의 경지

서정성이 한국시의 기본이라 해도 도광의 시인의 서정은 독특하면서도 편안하다. 서정을 관통하는 그의 정신이 인간에 대한 애정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도광의 시인의 시는 늦은 가을 감나무에 높게 매달려 시리고 푸른 하늘에 대비되어 붉게 반짝이는 홍시처럼 외롭게 보이지만 아름답다. 스스로 외롭기에 오히려 그의 시가 사람의 훈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김명인(시인, 고려대 교수)

도광의 시인의 시는 인문적 시학과 서정적 시학의 결합이다. 사소한 생활 속의 따듯한 휴머니즘과 삶의 근본적인 허무주의가 시의 틀 속에서 행복하게 동거하고 있다. 긴 방황의 편력 시대도 종지부를 찍고 이제 그의 시는 갈등보다는 화해를, 분노보다는 용서를 주로 노래한다. 그럼에도 그의 시는 '홀로 있는 먼 산'처럼 은은하고 편안한 배경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응백(문학평론가)
 
 
* 도광의

1941년 경북 경산 출생.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
196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비 젖은 홀스타인」 「해변에의 향수」 당선
1978년 현대문학에 「甲骨길」 등 6편이 추천되어 등단.
1982년 대구문학상, 2003년 한국예총예술문화상을 수상.
시집 <甲骨길> <그리운 남풍>.

] 도광의|작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