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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작시] 미지수

향기로운 재스민 2011. 5. 3. 21:53


 

 

 
미지수

내가 아주 어릴적에
신발을 잘못 신어
야단을 많이 맞았는데
신발엔 왜 좌우가 있는지
신발을 신을 때마다
주눅이 들곤 한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하늘과 들판의 빛깔을
왜 푸른색이라고 할까
이해를 못했는데
그림을 그릴때마다
지금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꿈에서 오줌을 싸곤
풀먹여 곱게 다린 이불을
버려놓곤 했는데
지금도 자다 깨면
꿈과 현실을
구분을 못할 때가 많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젓가락질이 서툴러
밥먹을 때 마다 혼났는데
지금까지
젓가락질을 못하고 있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멸치의 눈이 무서워
차마 먹지 못했는데
지금도 멸치눈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부터 든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미끄럼틀에 박힌 못에
다리를 크게 다쳐
상처가 남아있는데
지금까지도
놀이터 미끄럼틀만 보면
무섭다는 느낌이 든다

이마의 주름살 만큼이나
지나온 세월이 접혔는데
변한건 하나도 없고
지금까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운동화에는 왜 좌우가 있을까
녹색과 청색을 왜 푸른색이라고 할까
꿈과 현실은 왜 다르기만 할까
젓가락질을 왜 고치지 못한 걸까
멸치의 눈이 왜그리 무섭기만 한걸까
미끄럼틀엔 누가 못을 박아놓았을까

김재곤

추신
사람들은 저마다 몇가지의 부끄러운 기억을 가지고 살고 있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중의 하나이다. 오른쪽 왼쪽에 대한 공포, 청색과 녹색을 왜 푸른색이라고 하는지,,,멸치의 눈이 왜 무섭기만 한건지,,어찌보면 그런 일들은 부끄러운 기억이긴 하지만 그런 부족한점들이 나를 지금까지 순수한 사람으로 살게 하지 않았다 싶기도 하다,,,

 

 

Moony - Om Bra Mai Fu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부뤼쉘 戀歌
글쓴이 : 김재곤 바오로 원글보기
메모 : 인간의 가장 순수성을 나타내주어서 사람으로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학교 때 우리반 대표 합창곡이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