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고등어구이/초설 김종필

향기로운 재스민 2018. 6. 19. 14:24






고등어구이

초설 김종필


고등어구이 한 토막 집다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엄마 곁에 조잘거리는 아이가 그립다


살아가는 하루 또 하루가

늘 뜨거운 잿더미를 퍼내는 일이어서

마구 흐르는 땀을 닦느라

펑 펑 울 수도 없었다던 엄마는


아궁이 잔불에

한사코 대가리가 맛있다는 영감과

새끼들에게 겨우 한 토막씩 돌아가는 고등어를

구웠는데


석쇠를 뒤집을 때마다

새어 나오는 침을 참을 수 없고

고소한 냄새가 모깃불 연기보다 매워서

넋 놓고 울었다고


늙는 아들의 밥숟갈에

타지 않아 더 고소한 살점을 올려 주시며

울다가 웃다가 우시네


『쇳 밥』   초설 김종필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