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구이
초설 김종필
고등어구이 한 토막 집다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엄마 곁에 조잘거리는 아이가 그립다
살아가는 하루 또 하루가
늘 뜨거운 잿더미를 퍼내는 일이어서
마구 흐르는 땀을 닦느라
펑 펑 울 수도 없었다던 엄마는
아궁이 잔불에
한사코 대가리가 맛있다는 영감과
새끼들에게 겨우 한 토막씩 돌아가는 고등어를
구웠는데
석쇠를 뒤집을 때마다
새어 나오는 침을 참을 수 없고
고소한 냄새가 모깃불 연기보다 매워서
넋 놓고 울었다고
늙는 아들의 밥숟갈에
타지 않아 더 고소한 살점을 올려 주시며
울다가 웃다가 우시네
『쇳 밥』 초설 김종필 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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