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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래포구 지나서 ...

향기로운 재스민 2011. 6. 18. 07:18



 

 

 

소래포구 지나서 ...

산돌배 조성구

여름에도 겨울 소리 들리는 그곳에는 슬픈 사람들이 울어버린 자국 지쳐 메마른 간기들이 하얗게 질린채 누웠다 여태껏 가만히 있어 준 적 없는 말 수 잃은 해홍(海紅), 끼리 모여 있어도 외로운데 갯마을 아낙이 퍼질러 앉아 오줌 줄기 갈겨버린 자국마다 우중(愚衆)의 전설은 이미 빠져 나간지 오래다 엉덩이 들썩거리던 검은파도와 배알 없이 떠난 비늘 달린 놈들은 어디로 갔는지 배 찬 달(月)은 우렁찬 사내를 내어놓고 양수 빠져나간 헬쓱한 해녀의 자궁 속 주름만 남겼다 대들어 삿대질하고 퇴로를 묻지만 수로에 납작 엎드려 미동 없는 홍게 예전의 망둥어가 지나갔던 길을 가르쳐 줄 뿐 말 없는 지채(芝菜 )억새만 자꾸 뭍으로 기어나왔다 물때에 취한 어부의 노래 어김없이 오갔을 포구 땅이 된 바다, 통곡을 감춰도 이는 해풍 너머 설핏 발꼬랑내 나는 뻘 낀 손가락으로 짚어가던 어부의 큰 달력 풍경은 언제나 만조다 억새밭 사이 물 고랑따라 언젠가는 수심이었을 곳에 석양은 지고 마음을 곱게 다듬어 귀 기울이면 여름에도 들리는 겨울 해조음(海潮音) ... 2011.6.19


                                                                                                              

                                                                                                                

출처 : 산돌배의 글 마을
글쓴이 : 산돌배 원글보기
메모 : 꽃 반지 끼고를 듣고 그리로 가니 음이 혼합이 되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