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림

효재처럼에서 겨울 눈 얘기를 먼저 본다.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11. 06:53

 

 

난 이 눈으로 덮힌 나무에 핀 꽃을 보면서 처음

이 눈 꽃의 그림을 볼 때가 그래도 내 일생에서

맛보지 못할 행복감으로 글 읽는 재미에 빠지기

시작했던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 그런지 눈으로 덮인 소나무 얘기를 쓴 효재라는

그녀가 가깝게 느껴진다 

 

 

____ 아아아아아악.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찢어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지.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무거워 나뭇가지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는 그 어떤소리보다 아프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무섬증이 많아 골목 끝에서부터 신발 들고 뛰던 내가

살면서 무섬증이 없어진 것은 나뭇가지가 눈에 찢어지는 소리를

듣고 나서다.

 

나뭇가지 찢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절대로 눈의

무게를 알 수 없었으리라. 눈은 내리고 녹는 걸로만 알았는데,

조용히 내리는 눈이 몇십년 자란 소나무 가지를 찢는 걸

보며 깨달았다.

'아, 저 눈에도 무게가 있구나.'

 

삼십년 자란, 오십 년 자란 소나무의 가지가 눈에 찢어지는 건

소나무가 사철 푸르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눈이 쌓이고 쌓여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 부메랑처럼 바닥으로 휘어버린다.

그렇게 땅바닥에 굽어 있다가 눈이 녹으면 다시 일어선다.

그런데 소나무는 사철 푸른 잎 때문에 눈한테 진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픈 소나무가 내 무섬증을 걷어갔기에

소나무를 보면 나는 감동이 남다르다. 풀포기처럼 올라오는 애기

소나무도 무심히 못 지나치고 귀하게 살핀다. 이 소나무는

나의 무섬증을 가져간 소나무이고, 이 소나무는 황성혜 소나무이고,

이 소나무는 욘사마가 고시레한 소나무이고.....소나무마다 사연을

만들고 이름을 붙인다. 그럴 때 나는 나의 미래가 보인다.

나이 들면 다시 조용히 산속으로 이쑤시개만 한 애기 소나무 찾아

이름 지어주며 늙겠지.   효재.

 

 

 

 

*** 소나무는 사철 푸른 잎 때문에 눈한테 진다. 라는 말이

      다시 한번 나를 되 돌아보게 만든다....***

 

 

 

2011. 10. 11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