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연애편지.... 권순진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1. 1. 07:25

 

 

 

연애편지....권순진    ('낙법' 중에서)

 

 

 

정말 우체국이 없으면 사랑의 행방도 묘연해질까

인터넷과 전화가 없다면 먼 곳에 있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우표딱지에 침을 바르기 위해 혀를 내미는 대신

나는 밤을 새워 키보드로 언어를 조합한다

 

연애편지에 동원될 사랑의 품사가

그리 많아보이진 않지만

그대 가슴 출렁였다가 이내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마음을 뜨듯이 데우는

경우의 단어를 찾으려 늦도록 눈을 비벼댄다

 

먼 곳에 그리운 사람 하나 둔다는 것은

한 달에도 몇번씩 불면의 밤을 각오한다는 뜻이다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는 만지고 싶다

그렇게 자꾸만 간절해지는 것이다

 

먼 곳에 사랑하는 사람을 둔다는 것은

간절함으로 속이 타들어감을 참아내는 것이다

 

 

 

 

 

***  우표딱지에 침을 바르기 위해 혀를 내미는 대신

      나는 밤을 새워 키보드로 언어를 조합한다....***

 

      어딘가 사람을 편안한 마음을 갖게 만드는 시 같다

 

 

 

< 우표딱지에 침을 바른다.....우표딱지에 침 발린 편지가

   훨씬 그리운 풍경이란 생각은 나만 그럴까?>

 

 

 

 

 

 

 

2011.  10. 01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