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커피향 엄마을 기억하세요?.....이지민 & 커피를 밥 보다 좋아하는 사람 지금은?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1. 29. 06:40

 

 

 

커피향 엄마를 기억하세요?........이지민 ('소울푸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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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커피를 정말 맛있게 먹는다. '마신다'기 보다 '먹는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아무리 밥을 배불리 먹어도 커피의 허기는

따로 있다. 엄마는 밥을 먹고 나면 그릇을 치우기도 전에 '아아,

커피 좀 타 봐롸'며 입맛을 다신다.

 

나는 출근하기 전까지 엄마를 독차지하기 위해 무릎에 앉아 이것저것을

참견하며 엄마가 들고 있는 커피 냄새를 맡았다. 설탕과 프리마를 잔뜩 넣은

인스턴트 커피에서는 늘 달짝지근한 탄내가 났다. 내가 커피를 뺏어 먹으려고

하면 엄마는 "애들은 얼굴 까매져서 안된다. "며 말리셨는데 그러면 나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아기 때부터 커피 마셨나?"라고 따지곤 했다.  

 

엄마의 커피가 유독 맛있어 보였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엄마는

항상 웃으며 커피를 마셨다.  그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자식들

앞에서는 항상 웃으셨듯이 엄마는 커피를 마시면서 그뜨겁지만

결국 달콤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닮은 맛에 담담히 미소를 지으셨다.

 

어쨌거나 빨리 어른이 돼서 엄마랑 커피를 같이 마실 수 있기를

고대했던 나는 당시 귀여운 장난으로 엄마를 즐겁게 했다. 엄마의

커피 심부름을 도맡았던 나는 아예 가게를 차려버렸다. 부엌문에다

'장미다방' 이라고 삐뚤삐뚤 쓴 도화지를 붙여놓고 다방놀이를

한 것이다. 여렸을 때 내 이름이 장미였는데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언니가 예쁘다고 그렇게 이름 붙였단다.

 

스물한 살 때, 나는 엄마가 공부했던 북유럽 도시의 도서관에 간 적이

있었다. 책상마다 초록색 스탠드가 놓인 도서관은 내 상상 속에서보다

훨씬 멋졌다.  아마도 엄마는 햇살이 드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남편과 우리 사남매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 것이다.

 

커피를 마실 때에는 원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기 마련이므로.

 

어느 날 같이 카페에 가게 되었는데, 손님들이 들고 있는 커피잔을

보더니 아들이 엄숙한 눈길로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흡사 우주의

메시지를 전하는 메시아처럼 그 커피잔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엄마 꺼 ___"

그렇다. 분명 아들은 그렇게 고귀한 뜻을 전했다.  세상의 모든 커피는

'엄마 꺼 ___'라고.  어쨌거나, 나도 아들에게 커피 좋아하는 엄마로

찍힌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나로서는 뭐 손해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훗날 아들도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가끔씩이라도 이 엄마를 기억해줄 테니

말이다. 물론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하기는 하겠지만.

 

"우리 엄마는 소설 쓴다고 매일 인상 쓰고 앉아서 커피만 마셨어."

 

커피는 매일매일 마시는 거라고. 매일매일 마셔도, 또 또 생각나서

마시고 싶은 그런 것, 힘들고 지칠수록 더욱 뜨겁고 달콤하게

나를 깨우는, 마치 소설처럼, 사랑처럼, 바로 너처럼.

 

 

 

*** 커피를 마실 때에는 원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기 마련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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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밥보다 좋아하는 사람 지금은 ... 향기로운 쟈스민

 

 

커피를 밥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

지금 이 시간이면 벌써 일어나

고흐의 해바라기그려진 커피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는

밤새 내게 찾아온 손님은

누굴가

찾아보고 있을런지도 모르겠어요

 

 

얼마나 더 많은 끓인 물이 채워져야

또 다른 시련을 겪고 난 뒤의

가슴 속 멍울진 힘든 일까지도

쏟아놓을 수 있을가요.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잠이 오고 안오고와는

상관이 없다는 그는

오늘도 하늘,땅만큼 보고 싶은

딸의 이름을 또 불러보면서

컴. 앞에 앉아 사진이라도 보면서

오늘 하루라도 무사히 넘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런 생각을 해보는

커피, 양촌리 커피 라는 .....

용기와 희망을 주는 커피

 

마음 따스해지게 만드는

양촌리 커피를 몇잔이나 마실려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2011.  11  29   향기로운 쟈스민

 

 

 

 

 # 4 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