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능금알을 솎으며....정소진 ( 시 하늘에서..)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2. 18. 08:04

 

 

능금알을 솎으며....정소진

 

 

꽃을 피우지 못했나

열매를 맺지 못했나

같이 화사했고

같이 탐스러운데

푸른 꿈의 부피 다를 바 없는데

 

중심에 서지 못한 이유로 잘리고

중심에 섰더라도 작다고 잘리고

 

누구에 의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작은 흠집 때문에 잘리고

간격이 맞지 않다고 잘리고

식구가 많아 먹여 살리기 힘들다고 잘리고

 

내 탓일까

난들 중심에 서고 싶지 않았을까

난들 실하게 굵기 싫었을까

난들 매끈한 얼굴 정녕 싫었을까

 

원하지 않는 위치에서

원하지 않는 삶을 짊어지다가

타의에 의한 가위질을 당하고 마는

싱그러운 오월에도

자연의 이치는 냉혹하다

 

 

 

***  어쩜 가끔은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있는지

 

      내가 나에게 물어본다..***

 

 

 

 

75

 

 

2011.  12.  18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