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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이만섭

향기로운 재스민 2012. 4. 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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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이만섭

 

 

밥상 앞에 서면 나는 늘 황송하다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냄새를 맡고 있으면

내가 상을 받지 않아도, 받은 양 미안하고,

허리 굽혀 두 팔 가지런히 내오는

공손한 표정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논밭을 갈고 씨를 뿌려

햇빛과 비바람 속에서 곡식으로 키운

아름다운 일손의 정성이

그곳에 함초롬히 서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상은 엄숙하다

고봉밥이 상 가운데 점잖이 앉아

찬거리들의 시중을 기다리는,

막 올라온 밥상이 공양 같은 생각이 들면

무릎을 가지런히 할 수밖에 없겠는데

과연 나는 밥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하고 살아가는가,

반듯하고 따뜻한 표정 앞에 숙연하다

 

 

< 나 지금 절정이다...중에서>

스토리문인협회

 

 

 

2012. 4. 06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