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너는 여자
김순진
그녀는 발레리나
발을 상큼상큼 들면서
옥상 공연장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산들은 관중으로 일제히 박수를 치고
그녀는 어느새 새 단원을 고용했는지
플라타너스 팔을 나부끼며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고 있다
유난히도 고집이 세던 와이셔츠의 주인은
간 쓸개를 모두 빼주고도
그녀의 하얀 손에 조물조물 녹아
낭창낭창 춤을 추고
직장으로 거래처로 휘돌았을 바지는
생업의 늪에서 잠시 발을 빼고
운동장을 추억하는 아이의 체육복은
만국기마냥 나부끼며
우아한 백조의 호수엔
햇살이 가득하게 출렁인다
출처 : 한국스토리문인협회
글쓴이 : 김순진 원글보기
메모 : 로또 엄마아 같이 더.....
'문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파정(月波亭)의 밤.....지성찬(池聖讚) (0) | 2012.04.16 |
---|---|
개망초 꽃.........김순진 (0) | 2012.04.14 |
엽서, 엽서....김경미 (0) | 2012.04.09 |
[스크랩] 동농 이해조의 신소설 『봉선화鳳仙花』(1912년. 신구서림) - 생활상을 중심으로 (0) | 2012.04.06 |
밥상....이만섭 (0) | 2012.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