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랑/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백설이 되고 싶다
연탄/ 이수익
겨울, 문 밖에
허옇게 삭아 있는 연탄 한 장
검은 몸이 뜨겁게 열낸 다음
더 이상 열정도 희망도 없이 사그라져
담벼락 밑에 내다 버려진, 쭈그리고 앉은,
초라한 행색의 연탄 한 장
기온은 점차 떨어지고 오늘 밤엔
또다시 눈이 내릴 거라는데
허어연 삭신이 어찌할 수도 없이
절망의 열아홉 구멍만 하늘로 열려 있는
오오, 늙어서 폐물 같은 나의 어머니!
2013. 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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