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목 5동 어린이 벼룩시장에서(책과 과자를) /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4. 10. 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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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5동  어린이 벼룩시장에서(책과 과자를)

향기로운 재스민

 

 

두달에 한번 마지막 토요일날

목동 파리공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먼저 한바퀴 둘러보며 무얼 살까 망설이다

책이 희한하게 우물로 만들어진 장소를 발견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책과 맞바꿀수 있다고 하고

다른 곳에서는 책을 반값에 가깝게 살 수있는 곳도 있다

아이들의 작은 옷을 싸게 천원씩 파는 곳에서는

젊은 부부가 집에서 만들었다는 맛있는 과자를 천원에 팔고

경매가 열리는 곳에서는

키가 큰 두 청년을 세워놓고

값을 천원에서 부터 부르기 시작한다

꽃병, 머리핀, 새 쿠쿠전기밥솥, 믹서기, 도자기 잔, 화병....

나는 옆에서 구경하다 꼭 갖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이상 값을 부르지 못하게 거들어보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판 금액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와 아들" 이라는  박목월 박동규 지음이라는 책을 사고

천원어치 과자를  사면서

이것도 도움이 되려나

참여했다는 것으로 기쁜 마음이 된다

 

박몰월 시인의 독특한 버릇이 있다는 아들(박동규)의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 라는  글속에

식사를 하려고 가족들이 상에 빙 둘러앉으면 언제나

"다 왔니?" 하시며

다섯 형제가 다 모인 것을 확인하고 나서 큰형인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고 순서대로 막내까지 머리를 만져보시고 나서야

자리에 앉아 "이제 됐다. 식사하자" 하고 앉으시는 것이다

자식을 품고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확인하는 마음이다...

내 아버지와 나는 같은 길에 서 있다라면서

비록 한쪽으로 무너진 구두 뒤축을 보면서도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읽으면서

나는 가끔 아들을 만나면  

한번씩 끌어안아주면서 별일 없느냐고 

잘 있었냐고 묻는 나를 비교해본다 

이제 몇번이나 더 그 애를 안아 줄 수있을까

오늘은 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토요일이라 만약 집에 있다면 "얘! 지금

파리 공원에 나올래 할텐데...."

항상 영양가있는 음식으로 특별한 일은 없어야 할텐데

몇주일을 더 기다려야 볼 수 있겠구나

다시 공원에나 나갔다 올까 하면서.....

 

 

#452

 

2014. 10. 25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