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내려놓으시오
공 광 규
인생 상담을 하느라 스님과 마주 앉았는데
보이차를 따라놓고는
잔을 들고 있어보라고 한다.
작은 찻잔도 오래 들고 있으니 무겁다.
ㅡ 그만 내려놓으시오.
나는 팔이 시원해졌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말씀이
나를 오랫동안 따라다닌다.
도심의 화분에 담긴 꽃과
도랑에 고인 오수를 지나오면서
구름 속에 심은 꽃
구름 속에 고인 강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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