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들꽃/구광렬

향기로운 재스민 2015. 7. 21. 17:53

 

 

들꽃

구광렬

 



주인 없어 좋아라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이름 없어 좋아라
송이송이 피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꽂히니
우리들 이름은 마냥 들꽃이로다



뉘 꽃을 나약하다 하였나
꺾어보아라 하나를 꺾으면 둘
둘을 꺾으면 셋
셋을 꺾으면 들판이 일어나니
코끝을 간지르는 향기는 없어도
가슴을 파헤치는 광기는 있다



들이 좋아 들에서 사노니
내버려두어라
꽃이라 아니 불린들 어떠랴
주인 없어 좋아라
이름 없어 좋아라

 

 

 

2015. 07. 21  향기로운 재스민


'문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전홍준  (0) 2015.07.28
틀니& 나팔꽃/전홍준  (0) 2015.07.22
[스크랩]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 이가림  (0) 2015.07.17
내가 본것/이병률  (0) 2015.07.12
바늘 끝에서 피는 꽃/이사랑  (0) 201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