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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 /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6. 27. 22:46




그래도 다행

김방주 



석달에 한번은 병원에 와서

처방전을 받으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사람

피를 뽑고 결과를 기다려서 의사를 만나야 하는 사람

너무 오래 시간이 걸려서인지

딸에게서 어디 계시느냐고 전화가 온다



결혼을 하지 않은 아들이 하나 있고

결혼한 딸이 있다는 사람은

딸의 전화를 받는 모습이

옆에서 보기에 다정스러워 보인다

지루하게 기다리는 동안

"어디에서 오셨어요?"  묻는다

간호사에게 다시 한번 덜 늦어지도록

채근을 하는 모습에

문에 가서 대기자 명단을 살펴본다



다른 종류의  상처도 검사하면서

살아내야 하드라도

혼자서 병원에 와서 일을 볼 수있으면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날

석달씩만 살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날....



#608


2016. 06. 2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