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어린이는 갔다네/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7. 7. 14:55




Nature - Ray Jung
 


어린이는 갔다네

김방주


일주일에 한번 주말마다 왔다가는

어린이는 갔다네

이제 손가락을 몇 번 구부렸다 펴야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내 어린이도 지금 달력에 검지를 짚고 있을까

할미와의 재회를 위한 기약의 시간이 아닌

제 어미 생일날 동그라미 치려고 그럴지도 모르지

공원을 걸으면서 헛헛한 마음

달래야 하나 말아도 되나

한 바퀴 더 돌까 여기서 걸음을 멈출까

從心종심의 부질없음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른 무엇에 몰두해볼까 잠시 생각하다가

냉장고 야채 칸을 뒤엎어

버릴 건 버리고 묶을 것은 다시 묶었다


계간 시와시와 여름 2016. 12호에  83P


2016. 07. 0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