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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땅콩 고구마 연근을 사면서/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8. 29. 15:01



Il Mio Cuore Va(My Heart Will Go on) - Sarah Brightman



 


햇땅콩 고구마 연근을 사면서

김방주



껍데기를 벗기지 않고 담겨있는 햇땅콩이다

올 가을 처음으로 보는 햇땅콩 한그릇 5000원

그 옆에 있는 빨간 햇고구마 3000원

햇연근 4000원

한더위가 가실 무렵 이 때쯤이다  

바캉스 대신에 집안 행사를 겸한

부모님을 찾아 갔더랬는데...

그냥 반가운 마음으로

어머님이 삶아주시던 햇땅콩을

지나치기 싫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구경한다 

호박고구마 대신 빨간고구마를 보면서는

'교동'에 가서 남은 삶은 건강을 지키면서

조금만 농사를 짓겠다는 친구를 생각나게 만든다


오늘은 뿌리 채소인 연근을 졸여보겠다는 마음으로

오래 끌었던 무더위를 멀리 멀리 내쫓고 싶은 날

소식 없고 보지 못한 동안에라도 하루가 아니

남은 생이 편안하도록 기도하고 싶은 날에


#621

 2016. 08. 2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