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박창기
너무 말이 없어 조용한 게 아니라
너무 조용해서 할 말을 잊은 건지도
둘만 사는 집에서
이따금 살아 있는지 확인하러 오는 아내
먹을 걸 꼭 가지고 온다
같이 먹자고 말을 건다
그제서야 나도 입속 냄새를 날린다
이러니 하루 몇 마디 하겠나
볼일은 봐야 하니
그때마다 잘 있는지 나도 학인한다
그럴 때 목덜미에 뽀뽀하면 좋아한다
잘 때도 손잡고 잔다
우린 아직 애틋한 거 맞지
* 시하늘 89P 에서
2017. 12. 28 오후에 도착한 시하늘 계간지
늘 어기지 않고 발행되어진다
보내 주시는 분의 성의를 생각해서 열심히 읽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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