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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에서..../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9. 11. 23. 11:17


No Matter What - Pierre Belmonde
 


서울숲에서


김방주


토끼집 밖에 쓰여 있다

토끼의 어미는 새끼를 낳은 다음에는

제 털을 뽑아 새끼의 둥지를 만들기 위해

자기 털을 뽑아 보호한단다

그래서 몸이 피부병이나 영양부족인 것 같다고

하지만 갓 분만 한 어미 토끼라고요.


나는 과연 내 자식을 위해서

어떤 털을 뽑아서 키우게 했는가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사슴이 있는 철망 밖에서 손바닥에

사슴 먹이를 쥐고 사슴을 쳐다보니

오래 알아왔던 친구처럼

다정스레 손비닥을 핥는다

사슴은 듣던대로 순하고

남을 의심하지도 않고

먹이만 있으면 행복한 것 처럼

보인다


특별히 좋은 것  가진 것 없어도

배 고프지 않으면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살아갔으면 좋으련만.


식물원에서

아직 나무에 달려있는 레몬을 반갑게 보면서

고마운 마음으로 가만히 한 손을 얹어 본다

거북이 두 마리가 짚을 먹으면서 다정스럽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거북이 등에 손가락을 대 보기도 했지만

아무 반응은 없다

(사랑스러운 내 마음이 전달이 되지 않았겠지....)


갈대 밭 사이를 누가 부르는 것도 아닌데

들어가면서 생각한다

서울 살면서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어

다시 한번 뒤 돌아보며 나온다


서울숲에를 간 날.....



#736

2019.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