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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뇌물을 받는다/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9. 10. 16. 14:31




October - Pavel Panin

 

                    





나는 뇌물을 받는다

김방주



추석 전 날에  큰며느리는

뇌물이라며 T_ 사츠를 꼭 준비한다

왜 자주 이렇게 주느냐고 하면

어머니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잘 보이고 싶어서란다


작은 며느리는

매주 토요일이면 다섯시 쯤 되어

신랑과 손자를 보여주는 것과,

마음 내키면 가끔 허전한 목에 두르라고

스카프와 가방을 사 주는 것으로

아마도 뇌물이지 싶다


한집에 같이 사는 사람은

내가 원하는 것이면

범위내에서 무엇을 사던

지금까지 쓴 소리 안하는 것으로

뇌물

대신하는 듯....

슈퍼 앞에서 산 가을 단풍 같은 색 윗옷 값은

앞으로도 잘 보살펴 달라는 뇌물이다


싫던 좋던 나는 계속 뇌물을 받으면서

하루 하루를 지내야 한다

아무일 없는 듯

가끔씩 친구들 전화를 받고

글들을 읽으면서

조용히 지내야 한다

조용히.

 


#733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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