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묵이다 / 공석진
사랑은 묵이다
묵을수록 떫은 맛이 덜하듯
황혼이 아름다운 늦은 가을
세련되진 않지만 소탈한 잿빛
오래될수록 구수한 사랑이 있다
이별 뒤 안타까운 씁쓸한 여운
언제나 매끈하게 사랑은 시작되지만
가벼운 자극에도 위태로이 흔들려
가차없이 무너져 내리는 사랑이 있다
완벽한 몰락은 시작이던가
재기를 갈망하는 사랑은
묵사발로 뭉개져 모습 초라해도
다시 탁주와 화합하여 황홀해지는
묵은 사랑이다
사랑은 묵이다
秋岩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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