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슬픔으로 가는 길/ 정호승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14. 06:11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산문집)  을 생각하며...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누군가를,

      마음이 아름다울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게다...***

 

 

 

 

 

 

2011.  10. 14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