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손금 보다..'.낙법' 중에서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19. 05:41

 

 

 

손금 보다.....낙법落法  중에서

 

 

 

정월이 다 가기 전에 신수 훤하단 소릴 듣고 싶은데

이제 어디에도 상설 격려역은 없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손을 꺼내

주먹을 단단히 쥐어보고는 다시 편다

무엇을 했던가 이 주먹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손으로

 

가만, 이토록 굵고 가는 손바닥 안의 길들이

그냥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그어진 건 아닐진데

처음 사람을 만들 때 어느 것 하나 쓰임새 없을리 없고

철없는 조상의 호작질도 아니라면

정말 운명의 판세가 이 손 안에 다 들어있단 말인가?

어쩌면 중추신경의 밖으로 드러난 회로판일지도 모르지

 

없는 돋보기를 찾는 대신

언젠가 명줄은 길구만 하고 짚어주었던 과객을 떠올렸다

그리고 구약의 '욥기' 37장 7 절

"하나님은 사람의 손에 부호를 주었나이다 그것은

이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의 직분을 알게 한 것이니라"

란 구절을 생각했다

 

잠시 음과 양이 부딪치는 곳에서

귀인을 만나 정담을 나누다

다시 계곡과 강을 건너 어느 산을 오르다 낙상한 자리

운명의 각본이 찢겨진 대목에서

오랬동안 서성였다

 

나이 들수록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변별이 어렵고

많이 배웠거나 덜 배웠거나 돈이 많거나 적음도

살아가는 데 큰 차이가 없다는 농담이 타당해져갈 무렵

하늘열차 간이역 어느 별이 반짝 웃음을 삼킨다

 

손금이 아무리 좋다 한들 얼굴 잘 생김만 못하고

얼굴이 아무리 잘 났다손 쳐도 마음 잘 타고남만 같지 못하며

마음을 아무리 잘 타고 났다 해도

때와 장소에 따라 마음을 쓸 줄 아는 것만 같지 못하니

내 오늘부터의 운명은 마음의 행로에 있으니

모름지기 마음 경영에 유념할 지어다

가라사대 그럴 지어다

 

 

 

*** 이 '손금 보다'는 평생을 미리 예측하여

     쓴 자기 자신의 마음의 행로를 다짐하는 것 같다...***

 

 

< 운명은 마음의 행로에 있다>

 

 

 

2011. 10 19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