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파를 까는 남자.......산돌배 조성구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21. 17:05

 

 

 

파를 까는 남자.....산돌배

 

 

 

공들여 화장하고

외출하는 아내 뒷모습 보면

이상(李箱)의 날개가 떠오르고

 

텅 빈 집 빼곡한 옷장 속

십 년은 족히 시대 떠나

물 바랜 정장 몇 벌 보면

평생의 노고 오늘은 실없다

 

열심히 일한 죄 피수(被囚)인가

회한은 종일

속 머무르며 육신을 공략하고

늘 하던 예사말조차

날선 창으로 꽂혀들고

일상은 공연히 매사 고깝다

 

떨그렁 서툰 설거지

귀가할 아내 시간 맞춰

억지 잰 손놀림

파 까고 김칫거리 다듬는

여기, 젊은 노인 하루가

새파랗게 죽는다

 

 

 

*** 정년 퇴직한 남자가 아내를 도와 집안 일 하는 걸 돕는 모습

같은데 별로 나갈일 없으면 아무래도 새 옷은 잘 안 할 수도 있고

마누라가 나가면 서툰 설거지도 할 수 있고

그동안 도와 주지 못했던 집안 일도

도울 수 있는 모습은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내에게

자기 자신의 보험을 들어 놓은 것이라

생각 되어지거든요....***

 

 

 

<  향기로운 쟈스민의 생각 >

 

 

 

 

2011. 10. 21     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