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를 까는 남자.....산돌배
공들여 화장하고
외출하는 아내 뒷모습 보면
이상(李箱)의 날개가 떠오르고
텅 빈 집 빼곡한 옷장 속
십 년은 족히 시대 떠나
물 바랜 정장 몇 벌 보면
평생의 노고 오늘은 실없다
열심히 일한 죄 피수(被囚)인가
회한은 종일
속 머무르며 육신을 공략하고
늘 하던 예사말조차
날선 창으로 꽂혀들고
일상은 공연히 매사 고깝다
떨그렁 서툰 설거지
귀가할 아내 시간 맞춰
억지 잰 손놀림
파 까고 김칫거리 다듬는
여기, 젊은 노인 하루가
새파랗게 죽는다
*** 정년 퇴직한 남자가 아내를 도와 집안 일 하는 걸 돕는 모습
같은데 별로 나갈일 없으면 아무래도 새 옷은 잘 안 할 수도 있고
마누라가 나가면 서툰 설거지도 할 수 있고
그동안 도와 주지 못했던 집안 일도
도울 수 있는 모습은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내에게
자기 자신의 보험을 들어 놓은 것이라
생각 되어지거든요....***
< 향기로운 쟈스민의 생각 >
2011. 10. 21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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