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계절

[스크랩] 이별이란 말을 하기까지엔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24. 07:12
    
    이별이란 말을 하기까지엔/靑松 권규학
    
    
    사립문 밖, 담벼락에
    담쟁이 마지막 잎새
    안간힘을 다해 줄기를 붙잡지만
    넝쿨은 그저 이별이라 하네
    행여, 붙잡은 손 놓칠세라
    괭이 손 구부린 채
    곁가지에 넝쿨을 감아 매달리지만
    바람은 하냥 이별을 노래하네
    사람아, 너는
    언제 한 번이라도
    저토록 안간힘을 다해
    삶의 울타리에 매달려 본 적이 있었는가
    
    
    어제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지지고 볶으며 살아온 삶
    한때나마 너는
    이토록 간절하게 무엇을 붙잡으려 노력했는가
    아무리 매달리고 애원해 봐도
    우리네 인생
    잠시 후 떨어질 마지막 잎새처럼
    그저 그렇게 스러져 뒹굴고 말 것을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흘러
    팽팽한 피부에 주름살만 늘어나고
    나이는 먹어도 마음은 청춘이라지만
    덧없는 인생에 이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네.(111023)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청송 권규학 원글보기
메모 : 덧없는 인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