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심보선
너는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었다
너는 나의 실패를 유혹하여 성공으로 이끌었다
너는 예술의 종언과 타락한 언어와 젖은 욕망과
무너지는 세계와 불가능한 미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것도 단 한 줄의 문장으로!)
그리하여 너는 세계에 대하여 무애자유를 얻었다
그 후 너는 대가족처럼 풍성하게 불어나는 언어도단을 완수했다
너는 유일무이한 시인이요 심장이 큰 소리로 뛰는 가수로서
완벽한 전략을 보여준 다음 더 완벽한 부활을 보여줬다
너는 풍경 속에서 태어나 풍경을 지우고
본질에 이르러 본질을 바꿔버린
전설 속 중국인 마술사의 화신이다
너는 내가 질투하면 슬퍼하고
존경을 표하면 호탕하게 웃어 넘긴다
너는 나를 자주 안아준다
너는 나를 매번 감동시킨다
너는 나를 키운 소문의 진원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 몸인 자웅동체
애인을 닮은 새와 새를 닮은 애인이 합쳐진 반인 반수
그렇다
드디어 때가 왔다
나는 너를 떠난다
너는 내가 아니다
나는 너를 모른다
이제 안녕
*** 너는 유일무이한 시인이요. 심장이 큰 소리로 뛰는 가수로서...***
나는 너를 떠난다
너는 내가 아니다
이제 안녕
< 시인은 다른 일을 하고 싶은가 보다..>
2011. 11. 03 향기로운 쟈스민
'마음의 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생(生)의 감각 / 김광섭 (0) | 2011.11.07 |
---|---|
어떤 인연들..... 아파도 그 꿈 그리운 것은 (0) | 2011.11.04 |
[스크랩] 나이들어 더 즐겁다 / 윤향. (0) | 2011.11.02 |
겨울 휘파람....'..아파도 그 꿈 그리운 것은' 시집에서 (0) | 2011.10.31 |
짝 사랑....'.아파도 그 꿈 그리운 것은'중에서 (0) | 2011.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