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추억은 우수에 젖은 얼굴로/ 정성수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1. 17. 06:39

 

 

추억은 우수에 젖은 얼굴로.....정성수

 

 

이상하지?

추억은 언제나

우수에 젖은 얼굴로 나타나지

 

느린 발걸음으로 굽은 어깨로

조금씩 천천히 다가오지

 

마른 낙엽 밟는 소리로

가느다란 바람의 손가락과 함께

기울어가는 노쇠한 햇덩이와 함께

서산에 걸린 무심한 구름 한자락과 함께

내앞을 스쳐가지

 

이 세상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그렇게 머물다가

문득 내 가슴 한 구석을 툭치고

그 속의 현 한가닥 슬며시 퉁겨놓고

 

현이 울리는 나직한 추억의 운율에 귀를 기울이며

사라져가지, 타인처럼

 

추억의 희미한 몇 장면만 살아남아서

색바랜 깃발처럼 흐느적거리지

 

나는 말없이 서서 그것을 바라보지

소리쳐 웃지도않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지도 않지

 

다만 그 속에

하나의 국외자처럼 우두커니 놓여있을 뿐이지

지나간 날의 기억이 흘리는 피 비린내를

한잔의 소주처럼 들이킬 뿐이지

 

이상하지?

추억은 언제나

우수에 젖은 얼굴로 떠나가지

 

 

 

 

 

***언젠가는 소리쳐 웃지도 않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지도 않지...

 

 (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2011.  11. 17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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