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난 안다...장 가방
내가 사과 세 알만한 꼬마였을 때
난 사나이가 되기 위해 큰소리로 외치곤 했지.
'난 알아, 난 알아, 난 다알고 있다구!'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하지만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난 또다시 말했지.
'난 알아, 이번에는 진짜로 알아.'
그리고 오늘,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날들 중에
내가 수없이 걸어온 길들을 되돌아보네.
그 길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난 아직도 알지 못하네.
스물다섯 살 무렵 나는 모든 걸 알았었지.
사랑과 열정, 삶과 돈에 대해,
그중에서도 사랑에 대해서라면 모든 걸 다 해봤지.
생의 한가운데서 난 또 다른 배움을 얻었지.
내가 배운 것은 서너마디로 말할 수 있다네.
어느 날 누군가 당신을 사랑하고 날씨마저 좋다면
'정말 날씨 한번 좋다' 라고 밖엔 더 잘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생의 가을녘에 들어선 내게 아직도 삶에서 경이로운 것은
그토록 많았던 슬픈 져녁들은 잊혀지지만
어느 행복했던 아침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젊은 시절 내내 '난 알아'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답을 찾으면 찾을수록 알게 되는 건 더 적었지.
지금 내 인생의 괘종시계가 60 번을 울렸고
난 아직 창가에 서 있지.
밖을 내다보면서 난 자문해 보네.
그리고 이제서야 난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
삶과 사랑, 돈과 친구들, 그리고 열정에 대해
그것들이 가진 소리와 색에 대해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을.
이것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의 전부.
하지만 바로 그것을 난 또 알고 있지
*** '난 알아'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답을 찾으면 찾을수록 알게 되는 건 더 적었지 ***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유시화 엮음
2011. 12. 01 향기로운 자스민
'마음의 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윌리엄 스태포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에서 & 실/ 향기로운 쟈스민 (0) | 2011.12.03 |
---|---|
다시 첫눈을 기다리며......정호승 (0) | 2011.12.01 |
[스크랩] 바람의 사생활/ 이병률 (0) | 2011.11.27 |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안도현 엮음 & 나와의 약속 (0) | 2011.11.27 |
영혼의 거처....성석제 &어제 한달에 한번 모이는 강남 호텔에서의 모임은? (0) | 2011.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