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나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켰다.....향기로운 쟈스민
어제 모처럼 서울에 왔던 큰애네가 저의 집인 대전으로 떠나고 나서,
오늘 오후에는 오늘로서 마지막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의
'현대미술의 거장 - 김환기 전에
작은애네 세 식구와 의견 일치가 되어 전시장에
택시를 타고 도착하니 신관 구관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려서야 관람을 했다.
제일 내 눈길을 끈 것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다시 만나랴'는 (1970)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 ' 나오는 시구다 )
작품이 크기가 엄청큰 액자에 넣어놓아서인지 더
웅장하고, 제목을 보면 무제가 많았다.
또 난 부산 피난 시절 제작된 '피난열차',
'항아리와 여인들' 귀로' '항아리와 꽃가지' '사슴'.
점화 '우주'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처음으로 김환기 작품을 감상하고는
우리는 인사동길로 접어들면서 양옆에 늘어선
포장마차 같은 작은 풍물가게를 구경하다가
나온김에 저녁을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은 애 한텐 들어가고 싶은 음식점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작은애는 대나무 정식밥을 하는 곳으로 들어가길래
우리는 따라들어가니 민속집 같이 동동주 녹두전을
포함해서 파는 아담하고,벽에는 온 사람들의 흔적인 글들이
적혀있었다. 밥이 나오는 동안에 맥주를 한병 시켜서 놓고는
다시 어제 정성스럽게 식사 준비해준 작은애 한테 잔을
부딪치는 '짠'을 해주고는 난 장난스럽게
벽에다 향기로운 쟈스민의 낙서를 써보았다.
김환기 작품 전시회에 왔다가로........
다시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쓴 손철의 '백년후 오늘'이라는
시를 읽어보고 좋아서 수첩에 적어보았다. 이렇게.
백년후 오늘.....손철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나
백 년 후 오늘엔
구름이고 바람이겠지
지금 이 곳에서 웃고 있는 당신
백 년 후 오늘은
꽃이 되어 피어나겠지
오늘 다정히 손잡고 있는 우리
백 년 후 오늘쯤
마주보고 서 있는 나무가 되겠지
나비되고 새가 된 아이들 쉬다가 가라고
너른 팔 벌려 그늘 만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지
백 년 후 오늘
어떤 사람
이 詩를 읽으며
빙그레 웃고 있겠지.
오늘은 T.V. 에서 보던 장면 같은 행동을 나도 해보았다는
추억으로, 또 인사동길을 작은 애 손을 잡고 데이트 한
즐거움으로 한참동안은 덜 외로울려나 모르겠다.
애기는 엄마와 함께,
아들은 엄마인 나와 함께.
손 잡고 걸어나오면서
우리는 호떡도,꿀떡도
사서 먹어보는
즐거운, 또 행복한
추억의 인사동 길이
되리라.
다시 또 이 길을
올 수 있으려나
하면서.....
나는 오늘 나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킨 하루였다
2012. 2. 26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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