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늘

슬픈 도시락1... 이영춘 & 고슴도치 같은 머리카락으로.....

향기로운 재스민 2012. 3. 5. 14:55

 

 

 

 

슬픈  도시락   ㅣ......       이영춘

 

 

춘천시 남면 발산 중학교 ㅣ 학년 ㅣ반  유창수

고슴도치 같이 머리카락 하늘로 치솟은 아이

뻐드렁 이빨, 그래서 더욱 천진하게만 보이는 아이,

아이는 점심시간이면 늘 혼자가 된다

 

혼자 먹는 도시락, 내가 살짝 도둑질하듯 그이  도시락을

훔쳐 볼 때면 아이는 씩 -웃는다 웃음 속에 묻어나는 쓸쓸함,

어머니 없는 그 아이는 자기가 만든 반찬과 밥이 부끄러워

도시락 속으로 숨고 싶은 것이다. 도시락 속에 숨어서

울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왜 싸우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것인지?

깍두기 조각 같은 슬픔이 그의 도시락 속에서

빼꼼히 세상을 내다보고 있다.

 

 

 

*** 난 이 시를 보면서 작은 아이 초등학교 일학년 입학식날,

     여자아이가 꼭 모습이 이렇게 머리카락 하늘로 치솟은 아이였던게   

     생각나서 이 글을 여기다 올려보며 그때를 회상한다.

     더구나 그 여자아이는 누런 코까지 말라 붙어있고 손이 얼마나

     텄었던지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가 손 잡기를 꺼려했다.

 

     난 그애가 키 순서대로 우리 아이랑 짝이 될가봐 가슴조이며

     걱정했는데....어쩌나!드디어 키 순서대로 서다 보니 우리 작은애랑

     손잡게 되었으니.

 

     속으로 걱정했던게 현실로 되었으니,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피할려던 생각에

     웃음이 난다.  그 여자 아이 이름이 민미향이라는 것 까지

     아직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걸 보면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은 모습으로,

     더구나 입학식날은 모든 학부형이 자기 애가 제일 돋보이도록

     신경을 각별히 쓰며 엄마도 한껏 모양을 내고 오는 편이었다.

    

     난 그 애가 우리 작은 애의 짝이 되어 그애 엄마가 누굴까 궁금하여

    운동장에서 부터 찾기 시작했다. 찾고 나서 좀 실망스러운 것은

     본인은 한복으로 차려입고 화장까지 다 갖추었는데.......

     아마도 보통 직업은 아닌가보다 생각했더래서 더 기억이나는가보다.

     얼마나 바쁘고 힘든 형편에 살면 아이를 제대로 씻기지 못했을까

     지금도 그 때 그 모습을 생각하면 아이가 안스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짠한 기억으로 남는다

 

     지금 쯤 그애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려나

     내가 절 기억하고 있는걸 그 애는 알려나 모르겠구나

     지금 만나면 이렇게 얘기할 것 같다

     너 입학식날 감기 들었었니?   힘들었지,

     그러면서 빽 속에 젖은 휴지라도 꺼내어

     닦아줬을텐데....

     작은 애가 만약 코

    흘리게였더라도 그 때로 돌아가서 다시

     살아가는 삶이었다면  나는 지금보다는

     더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아내지 않았을까....

     그리 상상해본다.

 

 

 2012.  3. 05    향기로운 쟈스민